
침체를 겪고 있던 과일주스 시장이 치솟은 과일값에 뜻밖의 호조를 맞고 있다. 비싼 과일의 대체재로 비교적 싼 과일주스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다. 업계는 10여년만에 찾아온 반등의 기미에 반색하고 있다.
25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롯데칠성음료의 과일주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다. 주스 매출이 꾸준히 감소세였던 걸 감안하면 최근의 매출 증가는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 과채음료 시장 1위인 롯데칠성음료의 주스 매출은 2019년 2082억원에서 계속 감소하며 지난해 1381억원으로 33.7%가량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만 주스 카테고리에서 고전을 한 게 아니다. 지난해까지 과일주스 시장의 하락세는 역력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과채음료 시장 규모는 1조437억원으로, 2018년 1조2135억원보다 14% 줄었다. 전망 역시 어두웠다. 내년에는 1조127억원, 2027년에는 1조원에도 못 미치는 9754억원으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예측됐다.
전망이 어두웠던 가운데 뜻밖의 호조를 보인 건 높은 과일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싼 과일 대신 과일주스를 마시는 이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1월 1일~3월 24일) CU의 과일주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 성장했다. 같은 기간 GS25에서도 매출이 10.6% 증가했다. 이 기간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는 2.4%, 롯데마트에서는 10% 늘었다. SSG닷컴에서도 같은 기간 10%의 신장률을 보였다.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정부가 과일 가격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소비자의 과일값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현재 사과 소매가는 지난해보다 5.7% 높다. 배는 1년 전보다 무려 44.4%, 단감은 78.3% 비싼 수준이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십여년간 과일주스의 수요가 제로 탄산음료, 가향 탄산수로 옮겨가는 추세였다”며 “다만 과일주스가 다양해지고 고물가 상황이 겹치면서 올해는 소폭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