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28·서울시청)과 3번 연속 충돌해 페널티를 받은 쇼트트랙 선수 황대헌(25·강원도청)에 대한 빙상연맹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빙상연맹은 황대헌의 반칙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25일 빙상연맹은 “지난 16~17일 진행된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 및 1000m 결승에서 발생한 박지원과 황대헌의 충돌과 관련해 조사를 펼쳤다”며 “고의성은 전혀 없었고, ‘팀 킬’을 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황대헌과 박지원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1500m 결승과 1000m 결승에서 잇달아 레이스 도중 충돌했다.
두 사고 모두 선두를 달리던 박지원을 황대헌이 추월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박지원은 금메달을 두 개나 놓쳤고,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도 날렸다. 황대헌은 두 번 모두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앞서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밀쳐 옐로카드를 받았다.
6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비슷한 반칙이 세 번이나 발생하자 쇼트트랙 팬들 사이에서는 ‘고의 팀킬’ 논란이 일었다. 특히 황대헌은 이미 병역특례를 받아 ‘반칙패’를 당해도 잃을 게 없지만, 박지원은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의혹이 확대됐다. 두 선수의 출신 대학을 언급하며 ‘파벌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빙상연맹의 이날 발표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다.
빙상연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진 우리 선수 간의 충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기록이 아닌 순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쇼트트랙의 특성상 선수 간의 충돌은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다. 이번 충돌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칙 직후 황대헌의 태도를 목격한 팬들이 빙상연맹의 조사 결과를 쉽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황대헌은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절대 고의로 그런 게 아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면서도 박지원에게 사과했냐는 질문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아예 대화가 없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황대헌은 뒤늦게 사과 의사를 밝혔다.
빙상연맹에 따르면 황대헌은 박지원이 소속팀 훈련을 마치고 일본에서 귀국하면 직접 찾아가 사과할 계획이다.
황대헌은 빙상연맹을 통해 “고의적인 팀 킬이라는 우려가 나온 것에 대해 쇼트트랙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은 물론,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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