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고했던 대로 25일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하자 환자단체는 “우리의 목숨은 의료계와 정부 갈등으로 희생되어도 좋을 하찮은 목숨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의료계와 정부는 정말로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어 나가는 상황이 돼서야 이 비상식적인 사태의 종지부를 찍을 셈이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합회에는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등 9개 환자 단체가 속해 있다.
연합회는 “전공의가 사라진 병원에서 그나마 교수와 전임의, 간호사 등 남은 의료진이 버텨줘 환자들도 이만큼이나마 버텼지만 이제 교수들마저 떠난다면 환자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자들에 대해 우려하는 지점이 무엇인지도 충분히 이해하며 교수들이 탈진 수준에 다다랐으리라는 점도 짐작되지만, ‘이해한다’고만 말할 수 없는 것이 환자들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연합회는 또 “지난 2월 (의료계 갈등이 지속될 경우) 응급 수술이나 적시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는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했는데,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가 밝힌 피해 사례 중에는 지난 20일 공고 항암 치료(암 증상이 사라진 후 재발을 방지하는 치료)를 기다리던 한 가정의 남편이 전공의 이탈로 입원이 2주가량 미뤄진 사이 암이 재발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해당 환자가) 기다리다 안 되겠다 싶어 급하게 진찰을 받아봤더니 재발했다고 했다. 원망스럽고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라며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환자 중심으로 운영된 적이 없었고 이번 의료대란도 그 연장 선상에서 벌어진 참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더하는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장기화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의료진의 빠른 복귀는 물론이고 양측이 환자 중심의 의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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