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2024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시작을 알린다. 그는 2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22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미디어데이에서 “개막전 선발은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KBO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직전인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힘이 남아 있을 때 한화로 돌아오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던 류현진은 12년 만에 한화로 돌아오며 그 약속을 지켰다. 류현진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1년간 MLB에서 186경기에 등판해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특유의 정교한 제구력을 과시하며 2경기 9이닝 9피안타 3실점(평균자책점 3.00), 9탈삼진을 올렸다. 아직 기량을 100% 끌어올린 게 아님에도 ‘괴물 투수’의 위용을 과시했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2년 차인 2007년 처음 개막전 선발로 나섰고, 2008·2009·2011·2012년에도 정규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KBO 개막전에서는 명성과 맞지 않는 성적표를 받았었다.
그의 KBO 개막전 성적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5.81이다. 200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상대로만 승리했을 뿐 개막전마다 고전했다. 이번 6번째 KBO 개막전 등판에서 징크스를 깨게 되면 15년 만에 KBO 개막전 선발승을 따낼 수 있다.
이번 개막전은 류현진에게도 여러 의미가 있다. KBO리그 개인 통산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올린 류현진은 자신의 등 번호와 같은 99승도 노린다. 또 잠실구장은 ‘괴물 투수’의 탄생을 알렸던 곳인 데다, 류현진의 KBO 데뷔전 상대 역시 LG였었다.
류현진은 2006년 4월 12일 잠실 LG전에서 7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 역투로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후 KBO리그를 지배한 뒤 미국으로 건너갔고, 3년 연속 MLB 개막전 선발(2019~2021년)로 등판하는 한국인 최초의 기록도 세웠다.
화려했던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을 2024시즌 개막 첫날부터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류현진은 LG와 맞대결에서 통산 22승 8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상대를 압도했었다.
하지만 12년 전과 현재의 LG 타선은 천지차이다. 지난해 LG는 OPS(출루율+장타율) 0.755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타선의 전력 누수도 없어 류현진과의 정면승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통합우승(정규리그·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는 미국과 일본 야구를 경험한 왼손 디트릭 엔스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운다.
SSG의 왼손 에이스 김광현은 2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5번째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칠 투수는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이다.
수원에서는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와 코너 시볼드(삼성 라이온즈)가 맞붙고, 창원에서는 카일 하트(NC 다이노스)와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가 격돌한다. 알칸타라는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가장 어린 사령탑 이범호 기아 타이거즈 감독은 홈 광주에서 벌일 개막전 선발로 윌 크로우를, 명예회복을 벼르는 키움 히어로즈의 홍원기 감독은 아리엘 후라도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로써 23일 개막전에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듀오 류현진, 김광현에 외국인 투수 8명이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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