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대량으로 밀수한 10대가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자 대법원이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서울고검은 20일 대법원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된 A(19)씨 사건에서 소년부 송치를 결정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고등학생이던 지난해 4~5월 공범들과 독일에서 마약류인 케타민 약 2.96㎏를 팬케이크 기계에 은닉해 밀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밀수한 케타민을 도매가로 환산하면 약 1억9000만원에 이른다.
1심을 심리한 인천지법은 지난해 10월 밀수한 케타민이 대량인 점, 범행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고 마약류 관련 범죄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장기 6년, 단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지난 1월 A씨에게 엄벌이 필요하다는 원심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A씨가 범행 당시 고교생이었고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보호처분을 통해 품행을 교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다.
소년부 송치는 소년법상 보호처분으로 형사법원 판사가 가정법원 소년부 판사에게 사건을 이송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건을 넘겨받은 소년부 판사는 감호 위탁,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사회봉사·수강 명령 등의 처분을 내리며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공소유지를 맡은 서울고검은 “소년부 송치 결정이 A씨의 죄질에 상응하지 않는다”며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대법원은 지난 13일 “A씨가 밀수한 케타민의 규모와 위험성이 심대하고 범행 전반을 계획하는 등 가담 정도가 무거우며, 범행 당시 약 17세 10개월로 성년에 가까운 판단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심 결정은 재량의 한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서울고검은 “일반 형사사건은 물론 소년사건에 대해서도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고, 공범들 사이에 형평성과 균형 있는 결정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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