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프로축구 선수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강제추행·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대구FC 소속 선수 오모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 3년간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려졌다.
오씨는 2018년 선수단 숙소 내에서 막 입단한 어린 후배에게 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거나 옷을 벗기고 여러 차례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물건을 던지거나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도 받았다.
그의 범행은 피해자 가족이 2021년 4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자는 축구계의 평판 등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다가 운동을 그만둔 뒤 뒤늦게 용기를 내 오씨를 고소했다고 수사 기관에서 진술했다.
오씨는 “피해자가 합의금을 받을 목적으로 고소한 것”이라며 법정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오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추행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게 했다는 강제추행치상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항소심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은 신뢰할 수 있지만 그밖에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혐의 중 일부에 대해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그러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피해자가 축구 선수로서 능력이 부족했다거나 생활 태도가 불량했다는 등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로 일관해 2차 가해를 했다”며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오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 역시 원심 결론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오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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