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토요타가 25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안에 합의했다. 다른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마쓰다 등도 일제히 대규모 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계의 임금 인상이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데 따른 임금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최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토요타는 1999년 이후 가장 큰 임금 인상을 요구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토요타 노조는 월 급여 최대 2만84400엔(약 25만원)을 인상과 보너스 지급을 요구했다. 직급마다 다르지만, 임금 인상률은 전년도의 약 3배에 달한다. 보너스도 표준임금의 7.6개월치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대규모 임금 인상을 선택한 건 토요타뿐 만이 아니다. 일본 자동차 회사인 닛산도 월평균 임금 1만8000엔(16만원)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현행 임금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최대 인상 폭이라고 한다.
혼다는 기본급 인상과 정기 승급분을 합쳐 월 2만1500엔(약 19만원)을 올리기로 했다. 노조의 인상 요구 2만엔보다 1500엔(1만3000원)을 사측이 더 올려줬다. 과거 노사협상에서 결정된 자기계발비를 기본급 인상에 적용한 것이라고 한다. 혼다의 임금 인상률은 5.6%로 1990년 6.2% 이후 가장 높았다. 마쓰다는 월 1만6000엔(약 14만2000원) 인상 요구를 수용했다. 인상률로는 6.8%다.
일본은 물가가 오르는 속도에 비해 임금 상승이 더뎌 ‘임금 인상’이 중요한 과제로 지목돼 왔다. 소비확산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상 폭이 커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토요타 측은 이번 임금 인상으로 제조업의 문제로 꼽히는 노동력 부족과 자동차 산업의 매력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상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정책 변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한 임금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에 일본이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일본은행이 3~4월 중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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