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농구선수’ 출신 현주엽이 방송촬영 등을 이유로 감독으로 부임한 모교 휘문고등학교 농구부 훈련에 불성실하게 임하고, 부적격 인사를 보조코치로 채용하는 등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민원이 교육청에 접수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4일 “감사관실 공익제보센터를 통해 지난달 27일 (이러한 내용의) 민원이 접수됐다”라며 “일단 학교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해 자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탄원서는 이 학교 농구부원 학부모들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현 감독이 부임 이후 방송촬영 등의 이유로 훈련과 연습경기에 자주 불참하는 등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고교 농구부 감독은 지도자 업무를 전임으로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교장 재량으로 겸직이 가능하다. 다만 현주엽 ‘먹방’ 등 개인 방송촬영 스케줄을 제한 없이 수행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현재 현주엽은 구독자 76만명을 보유한 개인 유튜브 채널 ‘먹보스 쭈엽이’를 운영하고, 티캐스트 ‘토요일은 밥이 좋아’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한 방송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3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1월 서울의 한 고교와 휘문고의 연습경기에 현 감독은 케이블채널 방송 촬영 일정으로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서울의 한 식당에서 음식 관련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현 감독이 자신의 고교 선배를 보조 코치로 선임해 사실상 훈련을 맡도록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조코치는 과거 휘문고 농구부 면접에서 탈락한 지도자임에도 현 감독과의 친분 때문에 코치로 채용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현주엽이 자신의 아들 2명이 소속된 휘문중 농구부 업무에 개입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부 감독은 중등부 훈련에 개입할 권한이 없는데도 현 감독은 본인의 지위를 활용해 지도자들의 업무에 간섭하려고 했다고 한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현 감독은 지난해 7월 추계대회 당시 휘문중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 중 스코어보드 작성은 작전판 담당 학생이 해야하는데, 왜 우리 아들이 하느냐”고 따졌다. 통상 훈련·경기 준비 업무는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하는데 자신의 아들이 스코어 기록 업무를 맡자 민원을 한 것이다.
코치가 현 감독을 ‘아버님’이라고 학부모로 높여 대하자 “야, 내가 아버님이냐, 너의 선배로 전화한 것”이라고 말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현 감독 자녀들이 중학교 농구부 다른 학생들과 달리 훈련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휘문중과 휘문고는 같은 체육관을 사용해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동시 훈련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현 감독 자녀들은 고교 훈련 시간에도 체육관을 사용하는 것이 허락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 감독은 이에 대해 한국일보에 “방송 활동을 늘리지 않았다”며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촬영도 일과 시간 이후나 주말을 이용해서 한 것”이라며 “(내가 선임한) 코치가 면접에서 왜 떨어졌는지 듣지 못했고, 같이 운동했는데 능력이 있는 분이라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자녀의 훈련 특혜 의혹에는 “주말, 일요일, 주중 야간 등 자율훈련을 할 때 중학교, 고등학교 막론하고 그냥 다 봐준다”라고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검토해 특별장학(현장조사)을 실시해야 할지 여부 등을 따져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 감독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오후에 내놓을 예정이다. 현주엽은 1994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11월 모교 농구부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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