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정부가 이제야 ‘아차’ 하는 듯 싶다. 대체 뭘 믿고 2000명 증원을 지른 것이냐”고 비판했다. 노 전 회장은 소셜미디어(SNS)에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노 전 회장은 13일 페이스북에 “정부가 전공의 악마화에 이어 전국 의대교수들에 대한 악마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며 “또는 매달리기일 수도 있다. 마지막 카드를 사용한 정부가 몸부림치는 수준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 전 회장은 “국민은 의대 교수들을 비난하겠지만, 2000명을 (증원하겠다고) 고집하며 물러서지 않는 정부도 함께 비난할 것”이라며 “용산을 편드는 신문들은 끝까지 편향된 기사만 쓰고 있다. 그것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전공의도, 의대 교수도 처벌할 수 없으면서 대체 왜 협박을 해 온 것일까”라며 “신문 사설대로, 대체 뭘 믿고 2000명을 지른 것일까. 이제야 ‘아차’ 하는 듯 싶다”고 했다.
노 전 회장은 “그러나 저들은 교활하다. 정부는 출구전략을 짜야만 한다”며 “결국에는 아마도 ‘국민을 위해’라는 명분으로 물러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의사들을 더욱 악마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악마’로 불리게 된 의사들이 고분고분 돌아오겠나. 정부가 원점에서 재논의를 시작할테니 돌아오라고 해도, 상처를 입은 의사 중 상당수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시작한 용산의 정책이 그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됐다. 그런데 지금도 그 사실을 정확히 깨닫지 못하고 있다. 모든 책임은 의사들에게 돌린 채 말이다”고 글을 끝마쳤다.
노 전 회장은 최근 SNS에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 의사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이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발상”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최근에는 전공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는 물론이고 집단사직 가능성을 거론한 의대 교수들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제자들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사직한다는 것은 사직의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는 의료인 신분이고 의료법의 적용을 받고 있어 각종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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