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늘면서 현금자동인출기(CD)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액이 1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CD·ATM 설치 대수가 줄면서 인터넷뱅킹 등이 익숙지 않은 고령자 등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CD 공동망’을 통한 계좌이체와 현금인출 등의 금액은 지난 1월 14조8485억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5년 2월 이후 최저치다.
반대로 앱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에 접근 가능한 오픈뱅킹은 2019년 출시 후 최근까지 이용이 급증했다. 지난 1월 오픈뱅킹 공동망 이용 금액은 60조1313억원에 달했다. 출시 직후인 2019년 12월(2조2670억원)보다 27배가량 늘었다.
이에 은행들은 CD와 ATM 설치 대수를 점차 축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운영하는 CD와 ATM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1만7105대로, 5년 전인 2018년 6월 말(2만4832대)보다 31% 줄었다.
오프라인 점포 폐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국내에 설치한 지점과 출장소는 3931개로 1년새 79곳이 사라졌다.
한편 이러한 추세로 인해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금융 소외’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13일 서여의도금융센터점 하나은행에서 만난 박배선(80)씨는 “자동이체를 해지하려 모바일 은행앱에 몇 번이고 들어가 봤으나, 복잡한 절차에 막혀 결국 점포에 왔다”라며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ATM과 은행이 줄어드는 건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날 하나은행 창구 직원을 통해 자동이체를 해지한 뒤, 타 은행 계좌의 비밀번호를 찾기 위해 또 다른 은행으로 향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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