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마리우폴에서 20일’의 오스카 수상을 축하하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영화를 만든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이번 수상은 우리나라 전체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전했다. 이어 “우리는 마리우폴의 공포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며 “전세계가 러시아의 비인도적인 침략이 가져온 결과를 보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리우폴 침공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 수를 알지 못하지만, 인공위성 사진으로 수천 개의 무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마리우폴과 부차를 공격했던 것처럼 러시아는 가능한 많은 도시를 침공하려 한다”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단이나 지체 없는 국제적인 지원이 왜 우크라이나에 중요한지 상기시켜준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러시아가 생명을 파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공포에서 벗어난 일상을 재건하기 위해 나라와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대한 진실을 알리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10일 개최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참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우폴에서 20일’은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2022년 2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초기 항구도시이자 크림반도로 연결되는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집중 공격하던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마리우폴에 갇힌 AP통신 취재팀이 참혹한 현장을 기록했다. 아카데미에 앞서 지난해 5월 퓰리처상 공공보도상도 수상했다. 공공보도 부문은 퓰리처상 14개 부문 중 대상격으로 유일하게 금메달을 함께 수여한다.
영상기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나는 이 무대에 올라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는 최초의 감독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이 영화를 맞바꿀 수 있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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