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수술 이후 두문불출해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두 달 만에 공개한 근황 사진마저 조작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켄싱턴궁은 11일(현지시간) 공식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왕세자빈 명의로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처럼 나도 때때로 편집을 실험해본다”며 “우리가 어제 공유한 가족사진이 일으킨 혼란에 사과를 표시하고 싶었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왕세자빈의 이름인 캐서린을 뜻하는 ‘C’라는 머리글자가 달렸다. 다만 논란이 된 사진을 엑스에서 삭제하진 않았다.
문제의 사진은 켄싱턴궁이 전날인 10일 어머니의 날을 맞아 엑스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린 것으로, 윌리엄 왕세자가 찍은 것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그러나 사진을 편집한 흔적이 발견돼 조작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샬럿 공주의 소매 일부가 지워진 것처럼 보이고 치마 가장자리도 정렬이 어긋나 보이며 왕세자빈의 옷 지퍼도 위치가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경에 보이는 나뭇잎이 겨울철치고는 지나치게 푸르다며 ‘이번에 새로 찍은 것이 맞느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이어 세계 주요 통신사가 잇따라 이 사진 발행을 취소했다. AP통신은 “켄싱턴궁이 제공한 사진을 발행했으나 이후 더 자세히 검토한 결과 원본 단계에서 이미지가 AP의 사진 기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진 속 샬럿 공주의 왼손 정렬이 모순된 것으로 보인다”고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AFP통신도 “켄싱턴궁이 발행한 해당 사진이 추후 고쳐졌다는 사실이 밝혀져 AFP 시스템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도 고객사에 “해당 이미지를 온라인에 게재했거나 인쇄물에 실을 예정이라면 취소하라”고 안내했고, 사진 전문 통신사 게티이미지 역시 발행을 취소했다.
이튿날 영국 통신사 PA미디어도 같은 조처를 했다. PA통신은 왕실 소식통들을 인용해 “왕세자빈이 사소한 수정을 했다”며 “왕세자 부부가 어머니의 날을 위해 격식을 갖추지 않은 가족사진을 제공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왕세자 가족이 함께 어머니의 날을 지냈으며 멋진 하루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이 사진은 지난 1월 16일 복부 수술을 받은 왕세자빈이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지 두 달여 만에 처음 모습을 공개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켄싱턴궁은 해당 사진이 윌리엄 왕세자가 이번 주 초 촬영한 것이라면서 왕세자빈의 신변을 둘러싼 의혹을 불식하려 했으나 사진 조작 논란이 더해지며 되레 의혹만 부채질했다.
켄싱턴궁은 앞서 왕세자빈이 수술 후 회복 중이며 부활절(3월 31일) 전까지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병명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왕실은 암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만 밝힌 상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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