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판매되는 농심 신라면이 한국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건더기도 풍부하게 들어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한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컵라면을 더 비싼 값에 사 먹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10일 SNS 등에 따르면 일본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유튜브 영상에서 “일본에서 일본 컵라면 먹지 마세요. 그 돈으로 신라면 드세요”라고 말했다.
A씨는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시판되고 있는 신라면 제품을 비교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가 올린 비교 영상을 보면 동일한 신라면임에도 일본에서 구입한 제품은 건더기도 푸짐하게 들어가 있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나온다.
A씨는 “뭔 일본 여행까지 가서 신라면이냐 하겠지만 맛이 다르다”며 “일단 건더기가 푸짐하다. 솔직히 일본판 신라면이 가장 맛있다”고 했다. 이날 기준 해당 영상 조회수는 600만회에 육박한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 정도면 내수 차별이 아니냐” “대만에서 먹은 것도 건더기가 더 많았다” “일본 신라면은 건더기가 훨씬 많고 국물 맛도 다르더라” 등 반응을 내놨다.
A씨는 가격 측면에서도 일본 신라면이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올린 영상을 보면 일본에서 구입한 신라면은 개당 0.65달러, 한국 신라면은 개당 0.7달러로 표시돼 있다. 다만 일반 편의점 권장소비자가격 기준 신라면 가격은 한국이 1150원, 일본이 150엔(약 1346원)으로 여전히 일반적으로는 일본 신라면이 더 비싸다.
특히 최근 엔저현상이 지속되며 이런 문제가 더 부각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물가가 외국인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면서 건더기가 더 풍부한 일본 신라면이 오히려 한국 신라면보다 가격이 낮아진 탓이다.
농심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현지 시장 여건, 식품 규정에 따라 일본용 신라면 소컵은 건더기 구성이 다르다”며 “일본 시장의 경우 컵라면의 건더기가 전반적으로 많은 경향이 있고, 이에 후발 주자인 농심이 현지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건더기의 비율을 달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현지 컵라면들과 경쟁하는 제품이기에 내수용 제품과 단순히 가격으로만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고객 민원에 따라 제품의 레시피를 바꾸는 것은 기존 제품의 맛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되레 실망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라 내용물에 관련된 민원은 대응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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