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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밑에 판검사, 뭐가 대단하냐”… 또 ‘아무 말’ 논란

의대 증원 반발 과정서 논란 유발
“살려주면 고마워해야지” 등 비판받아
국민 84% “의대 정원 늘려야”

입력 : 2024-03-06 18:14/수정 : 2024-03-11 16:52
6일 오후 서울 전쟁기념관 앞에서 경기도의사회 주최로 의대 정원 증원 반대 수요 반차 휴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판검사는 의사 밑에 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다. 정부와 의사 간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며 의료계의 발언 수위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직업이 의사로 명기된 A씨는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의사 밑에 판사·검사가 있다”며 “소득부터 격차가 크고, 문과보다 공부를 잘한 이과 학생 중 1등 한 이들이 의사를 한다. 문과는 수학을 포기한 바보들인데, 그중에 1등 한 게 뭐가 대단하냐”고 적었다.

의사들의 ‘아무 말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그간 일부 의사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가 비판을 받는 일이 종종 있어왔다.

커뮤니티 캡처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지난달 10일 페이스북에 “비수도권 지역 인재 중심의 의대 증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대 서열화를 공고히 하는 개악”이라며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민도”라고 적었다.

민도는 특정 지역 시민들의 사회·문화적 수준을 일컫는다. ‘지방 주민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을 SNS에 올린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주 위원장은 ‘민도’라는 단어를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최근 구독자 20만명 이상을 보유한 한 의사는 자신의 채널에서 “노년에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건 의사가 아니라 간병인”이라며 “의사가 많으면 고통스러운 삶이 연장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치료를 못 받아서 죽으면 살인이냐” “죽을 운명인 사람 살려주면 (의사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행해도 되나” 등 발언이 논란이 됐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4일 경찰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서울시의사회 109년의 역사에서 일제 강점기에도 유래를 찾기 힘든 공권력의 강제침탈”이라며 “유관순 열사가 일본의 폭압에 저항한 것처럼, 올바른 의료체계와 국가와 국민, 그리고 의료계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국회의원 출신인 의협 비대위 박인순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외신 기자간담회 기조발언에서 “의사들이 의대 정원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라며 “(의대 증원은) 국가 자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 10명 중 8명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설문조사가 이날 공개됐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84%로 집계됐다. 2000명을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48%, 2000명보다 적게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36%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조사는 무선전화 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7%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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