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에스파의 리더 카리나(본명 유지민·24)가 2살 연상 배우 이재욱(26)과의 열애를 인정한 가운데, 카리나 팬들이 과도한 실망감을 표출하며 연예계가 술렁이고 있다. 팬 활동을 위해 거액의 과금을 유도하는 구조와 아이돌을 ‘유사연애’ 대상으로 삼는 연예계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연예계에 따르면 한 인터넷 매체는 지난 27일 카리나와 이재욱이 밀라노에서 처음 만난 것을 계기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카리나와 이재욱 양측 소속사가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라고 사실상 열애설을 인정하며 기정사실화 됐다.
데뷔한 지 3년을 갓 넘긴 걸그룹 리더가 열애를 인정하자 극성팬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주로 아이돌 멤버로서 연애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카리나 전용 팬 계정을 운영해온 이들은 팬 계정을 폐쇄하거나 계정에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등 비난 목소리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직접적으로 카리나 팬 활동에 ‘과금’을 해온 이들의 분노는 더 심각하다. K팝 소통 플랫폼 ‘버블’에서 카리나를 1년 넘게 구독했다는 한 팬은 “2021년 5월 버블 론칭 당시부터 카리나를 구독해온 사람인데, 오늘부로 해지하고 윈터만 유지하기로 했다”며 “데뷔한 지 겨우 3년 3개월 됐는데 리더이자 센터인 카리나가 자중하지 못했다. 솔직히 이번 건은 욕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버블은 아이돌과 팬이 1대1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매달 구독료를 지불하고 앱에 메시지를 남기면 아이돌이 일정 주기로 접속해 답글을 남기는 식으로 소통이 이뤄진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우상인 탤런트와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독이 필수로 여겨진다. 버블 구독료는 최대 월 5만7000원에 달한다. 서로 다른 그룹의 멤버를 구독하기 위해서는 그 수만큼 구독권을 개별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팬미팅에서 카리나를 직접 보기 위해 앨범 구매에 돈을 쏟아부은 이들의 ‘배신감’ 섞인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한 카리나 팬은 엑스에 “너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2분 동안 나는 180개의 앨범을 사야 하는데 너는 이재욱을 사랑한 그 2분 동안 너의 진로와 팬들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며 “당신은 이것에 대해 후회할 것이냐. 내게 답하라”고 적었다.
이 팬이 언급한 ‘180장’은 팬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구매한 앨범 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아이돌 팬미팅 참석권은 앨범을 많이 구매한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그러나 정확히 몇 장을 사야 ‘안정권’에 들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일부 팬들은 팬미팅 날짜가 잡히면 앨범을 수백장씩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런 과도한 과금과 실망감 표출이 ‘유사연애’ 감정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아이돌이 팬들에게 있어 ‘우상’을 넘어 연애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으로 발전했고, 이런 감정을 기반으로 한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대형 기획사에서는 이 때문에 ‘데뷔 후 일정 기간 연애 금지’ 조항을 내걸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핑크 제니는 2022년 5월 방탄소년단(BTS) 뷔와 함께 찍힌 사적인 사진이 공개되며 열애설이 일었지만 공식적으로 긍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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