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서민 자산…살 사람도 없는데 법원 경매 쏟아진다

1월 경매 접수 건수 1만여건
10년 6개월 사이 최대 기록
추세 상 올해 경매 쏟아질 듯


지난달 전국 법원에 접수된 경매 신청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서며 10년 6개월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경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법원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에 1만619건이 신규로 접수됐다. 월별 기준으로 2013년 7월 기록한 1만1266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심상찮다. 지난해 1월 접수된 6786건보다 56.5%나 폭증했다. 경매 접수 건수는 채권자가 채권 회수를 위해 경매를 신청한 건으로, 경제 상황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경매 접수 건수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9000건을 밑돌던 접수 건수는 7월에 9000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1만316건을 기록하며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연 단위로 보면 급증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전체 접수 건수는 10만1150건으로 7만7459건을 기록한 전년 대비 30.6%나 급증했다.

지속되는 고금리 상황과 경기 침체 여파가 경매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불과 2년 전인 2022년 1월만 해도 1.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3.50%까지 치솟은 뒤 9차례 연속 동결됐다. 고금리를 버티지 못해 채권자에게 넘어간 채권이 늘어나면서 경매 접수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정도라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가 V자 반등을 시작한 2021년만 해도 경매 매각률은 36.0%에 달했다. 입찰 금액 대비 실제 매각 금액의 비율인 매각가율은 78.9%로 80%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매각률은 24.8%로 11.2% 포인트가 뚝 떨어졌고, 매각가율 역시 70.2%로 대폭 낮아졌다. 지난 7일에는 명동 상권에 위치한 충무로1가 4층 건물이 318억원에 등장했다 유찰됐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 소장은 “20여년 만에 첫 매물인데도 이런 상황”이라 말했다.

내수의 바로미터격인 소매판매액지수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경매 매물 증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강 소장은 “경매 접수 이후 실제 매각까지는 6~7개월 정도 걸린다”며 “연초인데도 이 정도 상황이라면 하반기까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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