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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학생에 ‘머리길다’ 정학… 법원 “인종차별 아냐“

“법에 머리카락 길이 보호 규정 없어”
학생 측 “즉각 항소할 것”

텍사스주의 휴스턴 외곽 몬트 벨뷰에 있는 바버스 힐 고등학교에서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정학 처분을 받은 데릴 조지. AP연합

머리를 땋아 늘어뜨리는 록스(locs) 헤어스타일을 한 흑인 학생에게 ‘머리가 너무 길다’며 정학 처분을 한 학교에 미국 텍사스주 법원이 “인종차별이 아니다”라며 텍사스주 교육구의 손을 들어주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텍사스주 남부 지방법원의 채프 케인 3세 판사는 데릴 조지(18)에 대한 학교의 정학 처분이 머리카락이나 헤어 스타일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인 ‘크라운 법’(CROWN Act)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크라운법은 머리카락 길이를 보호하는 규정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조지의 변호사인 앨런 부커는 “이번 판결에 즉각 항소할 예정이며, 연방 법원에도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지 가족의 대변인인 캔디스 매튜스는 조지가 법원을 나오면서 “내 머리카락 때문에 교육을 받을 수 없다고?”라고 물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크라운 법의 공동 발의자 중 한 명인 민주당의 론 레이놀즈 하원의원은 “이번 판결에 실망했다”며 “록스 머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정 길이 이상의 머리카락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머리카락 길이 보호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새로운 버전의 크라운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텍사스주의 휴스턴 외곽에 있는 바버스 힐 고등학교는 재학 중인 데릴 조지를 2주간 교내 정학 처분했다.

조지는 록스 헤어스타일로 머리를 땋아 올려 등교했는데, 학교는 이 머리를 내린다면 눈썹과 귓불을 덮어 교육구가 정한 남학생 복장 규정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정학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조지는 2주간 학교에 나와 혼자 8시간씩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다.

이에 조지와 그의 가족은 “록스는 머리카락이 곱슬인 흑인들이 즐겨 하는 평범한 헤어스타일이지만, 이를 이유로 정학 처분까지 하는 것은 인종차별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조지는 “록스 머리를 하면 조상들과 더 가깝게 느껴진다”며 “록스 머리를 한 것이 바로 나의 모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같은 해 9월 이들은 학교의 정학 처분이 크라운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텍사스 남부 지방법원에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주 법무장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에서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크라운법은 학교와 고용주가 아프로(Afro-hair·머리를 지져 부풀린 스타일) 머리, 땋은 머리 등 헤어 스타일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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