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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가려는데 출국금지, 북한이냐” 전공의 분노…사실은

모든 군 미필 남성은 병무청 승인 하에 해외여행 가능
의협 “범죄자 취급” 주장…병무청 “기존 지침 그대로” 반박

입력 : 2024-02-22 04:16/수정 : 2024-02-22 10:15
이동하는 의료진. 뉴시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을 두고 전공의들이 무더기로 사직서를 내며 집단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병역 미필 전공의의 해외여행이 제한된 것을 두고 병무청과 의료계가 공방을 벌였다.

22일 온라인에서는 의사임을 인증한 네티즌 A씨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전날 올린 글이 이목을 모았다. 그는 “동료들이 떠나서 일이 너무 몰리고 힘들어 사직한 전공의 후배가 쉴 겸 (일본) 도쿄 여행 가려고 했더니 병무청에서 출국금지했다고 하더라”며 “혹시 나 북한 살고 있는 거냐. 출국금지 영장도 안 나왔는데 출국금지를 하다니, 이거 위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A씨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관련 법에 따라 군 미필 남성은 병무청 승인을 받아야만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는 걸 몰랐나. 상식 아닌가”라며 의아해했다.

실제로 의대 학생이 ‘의무사관후보생’을 선택하는 경우 일반 병(兵)으로 입영하는 대신 수련을 마칠 때까지 병역의무를 미뤘다가 의무장교 또는 공중보건의 등으로 복무할 수 있지만 수련 기간에 해외여행을 가려면 소속 병원장 등의 추천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20일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 뉴시스

병무청은 최근 ‘병역 미필 전공의가 국외여행 허가를 신청하면서 병원장 등의 추천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일단 허가를 보류하고 본청에 명단을 통보하라’는 공문을 각 지방청에 보냈다.

병무청은 집단행동으로 사직서를 제출해 업무개시명령 대상자가 된 경우 정상 수련 중인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소속 기관장 추천서를 꼭 받도록 했다. 본인 질병 등 사유로 정상 퇴직해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아닌 경우 현행대로 소속 기관장의 추천서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어떤 경우라도 전공의가 국외여행 허가를 신청하면서 추천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일단 허가를 보류하고 메모 등의 방식으로 본청에 즉시 통보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병무청을 맹비난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병무청이 사직서를 낸 군 미필 전공의들의 출국을 사실상 금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정부가 사실상 전공의들을 강력범죄자와 동일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공동취재사진

병무청은 즉각 반박했다.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모든 대한민국 남성은 국외여행 전에 병무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기존 지침에서 바뀐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병무청은 지방청에 공문을 발송한 이유에 대해 “지방병무청에서 의무사관후보생을 대상으로 한 국외여행 허가 민원처리 때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퇴직한 의무사관후보생은 병원장 추천서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사직서만 제출한 경우’를 퇴직자와 동일하게 처리해선 안 된다는 점을 공문에 담았다는 성명이다.

병무청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의무사관후보생은 소속 기관으로 복귀해 근무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본인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해도 퇴직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정상 수련 중인 사람과 동일하게 국외여행 허가 민원을 처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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