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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기자가 만난 사람] ‘의인’ 배상문 “2년내 PGA투어 재진입이 목표”

새 스윙코치와 호흡 맞아 기대 돼
경기감 유지 위해 아시안투어 출전
올 KPGA투어 선수권 출전 희망

아시안투어와 LIV골프 공동 주관으로 오만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시리즈에 출전중인 배상문.

한 때 투어를 대표할 정도로 잘나가던 선수가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느 순간 팬들의 뇌리에서 잊혔다. 흔히 목격하는 장면이라 여러 선수를 떠올릴 수 있다.

배상문(38·키움증권)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2005년 KPGA투어에 데뷔한 뒤 국내 9승,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3승,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승 등 통산 14승을 거뒀다.

김경태(38·신한금융그룹)와 함께 한 때 한국 남자 골프에서 ‘포스트 최경주’의 대표주자였다.

배상문이 팬들로부터 ‘잊힌 인물’이 되기 시작한 건 2017년 군 복무를 마친 이후 부터다. 그는 친정인 PGA투어에 복귀했으나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투어 카드를 잃고 2부인 콘페리투어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투어 역대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카테고리를 활용해 출전한 대회에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출전 대회수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배상문의 이름 석자는 팬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지기 시작했다.

그랬던 배상문이 최근 골프 메인 뉴스를 장식했다. 아쉽게도 골프 성적과는 관련이 없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심폐소생술로 현지 식당 종업원의 생명을 구했다는 뉴스였다.

당시 배상문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더 마인스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IRS 프리마 말레이시안 오픈에 출전 중이었다.

이 뉴스를 접한 팬들은 생명을 구한 배상문의 의로운 행동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왜 배상문이 PGA투어가 아닌 아시안투어서 활동하느냐는 것이다.

오는 22일부터 나흘간 중동 오만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시리즈에 출전 중인 배상문은 21일 국민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PGA투어 카드를 잃었다. 2부인 콘페리투어 시드도 없는 상태”라며 “역대 챔피언 자격으로 10개 남짓 B급 대회에 조건부로 출전할 수 있지만 상금 규모가 커지면서 그 또한 출전이 어려워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부득이 아시안투어에 출전하고 있다”고 했다. 오만 인터내셔널 시리즈는 LIV골프와 아시안투어 공동 주최로 열린 대회다.

배상문은 오만 대회를 마치고 나면 미국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도 당장 출전할 대회는 없지만 이동 거리가 긴 아시안투어보다는 미국에서 스윙 코치와 샷을 보완하는 게 더 효과적일 거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2018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진에 대해 “3년전에는 골프를 아예 그만 둘 생각까지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작년부터 샷감이 돌아오면서 나쁘지 않다. 몇 개 대회에서는 마지막날 부진만 아니었더라면 상위권 입상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 만난 스윙 코치와 주기적으로 연습하면서 나쁜 습관이 조금씩 보완되고 있다. 퍼팅은 현재 퍼팅 코치와 몇 년째 함께 하고 있어 업앤다운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배상문은 당분간 미국에서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PGA투어 재입성을 위해서다. 그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로드맵도 밝혔다.

배상문은 “물론 내년에 PGA투어에 복귀할 수 있는 모멘텀이 생기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늦어도 2026년까지는 반드시 재입성하도록 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일단 KPGA투어로 유턴했다가 다시 기회를 모색하겠다”며 “포기를 생각했던 3년전 처럼 결코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팬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힘들 때 그를 붙잡아 준 사람은 ‘멘토’ 최경주(53·SK텔레콤)다. 그는 “최프로님과 종종 연락한다. 그럴 때마다 ‘너를 믿는다’라는 최프로님의 격려가 힘이 된다”면서 “한국 남자골프의 길라잡이인 최프로님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도록 더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배상문은 올 시즌 틈틈이 KPGA투어에 출전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그는 “KPGA선수권대회에서 국내 팬들에게 인사를 했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보내준 팬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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