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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주당, 노웅래·기동민 ‘컷오프’ 가능성…‘금품 수수 인정’ 새 기준 마련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왼쪽 사진). 지난해 4월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한 현역 의원 지역구에 대해 전략공천 지역으로 추가 지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노웅래(4선) 의원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과 기동민(재선)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이 그 대상이다.

노 의원과 기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은 검찰에 기소됐다는 이유만으로는 컷오프와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 탄압에 따른 부당한 기소일 가능성이 있고, 또 사실 관계를 놓고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 의원 본인의 ‘금품 수수 인정 여부’라는 새로운 판단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 의원과 기 의원은 각각 검찰이 주장한 금품 수수 혐의 중 일부를 인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 의원은 2020년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발전소 납품 사업과 태양광 발전 사업의 편의 제공 등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5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알선수뢰, 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3월 29일 불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씨의 아내 조모 교수가 2020년 7월 2일 국회 사무실에서 태양광 사업 청탁과 함께 노 의원에게 1000만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이 만날 당시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녹음돼 있다며 관련 녹취도 법원에 제출했다.

노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지난해 11월 9일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에 “검찰이 ‘돈 세는 소리가 녹음됐다’고 지목한 날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금품 수수를 일부 인정했다.

다만 노 의원 측은 받은 돈이 정치자금법 상 후원 처리가 가능한 500만원 미만이었고, 실수로 신고를 누락해 뇌물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 의원은 2016년 ‘라임 펀드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으로부터 선거자금 및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관련 인허가 알선 등 명목으로 200만원 상당의 양복과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로 지난해 2월 23일 불구속 기소됐다.

기 의원 측은 지난해 4월 18일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서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양복에 대해서는 “주고받은 사실은 맞지만, 대가성이 없었다”며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두 의원은 여전히 검찰의 기소가 ‘부당한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민주당은 정치탄압 가능성이 있는 검찰의 기소 여부라는 기준 대신 금품 수수를 일부라도 인정한 의원들을 컷오프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이 이 같은 기준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2020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돈봉투 의혹에 연루됐다며 검찰이 실명을 거론한 민주당 의원 중 오는 4월 10일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의원은 17명에 달한다.

검찰이 향후 이들 의원을 줄줄이 기소한다고 예상할 때 민주당 입장에서 명확한 판단·대응 기준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총선을 앞두고 대형 악재가 돼 민주당을 괴롭힐 수 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설 연휴 기간 돈봉투 의혹을 받는 복수의 의원들에게 전화해 사건 경위와 동향을 물은 것도 이 같은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은 지난 1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웅래·기동민 의원 등이 금품 수수를) 인정한 부분이 드러난다면 당에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어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검찰에서 수사를 한 것인지 판단을 안 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공천권을 검찰이 가지게 된다”면서 “검찰이 인위적으로 50명 기소를 해놓고 그 50명이 탈락하면 민주당은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최소한의 방어적인 준비는 당내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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