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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되살린 총기난사 희생자들의 목소리…“총기 규제해 주세요”

희생자 음성 복원해 총기 규제 캠페인
일각에선 법적·윤리적 지적도

2022년 5월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우지 가르시아(당시 10세)의 생전 목소리로 복원한 AI 음성 메시지. 더 샷라인(The Shotline) 공식 홈페이지 캡처

“2년 전 소총을 지닌 남자가 학교에 들어와서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저를 죽였습니다.”

2022년 5월 미국 텍사스주 우발데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우지 가르시아(당시 10세)의 생전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내용이다.

현재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총기 규제 찬성 단체인 ‘매치 포 아워 라이브스(Match For Our Lives)’와 ‘체인지 더 레프(Change The Ref)’가 총기 사건 희생자들의 생전 목소리를 AI로 되살혀 녹음한 내용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총기 사건 희생자들의 음성 메시지는 ‘더 샷라인(The Shotline)’이란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현재까지 총 6명의 사연이 공개됐다. 또 홈페이지에서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지역구 의원들에게 이를 전달할 수 있다.

2018년 2월 14일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총격 사건 희생자인 호아킨 올리버의 생전 목소리로 생성한 AI 메시지의 경우 “그해 발렌타인데이에 많은 학생과 교사가 총을 든 사람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6년이 지났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이후의 모든 총격 사건을 막지 못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 2월 14일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호아킨 올리버. 그의 생전 목소리를 AI로 구현한 메시지. 더 샷라인(The Shotline) 공식 홈페이지 캡처

다른 희생자들의 목소리로 구현한 메시지에도 총기 난사범에 의해 죽게 된 상황과 총기 규제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들어 있다.

체인지 더 레프 창립자이자 호아킨 올리버의 부친인 마누엘 올리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을 잃고 6년간 총기 규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고민하던 중 사랑하는 아들과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담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리버는 20명 이상의 희생자 부모들이 숨진 자녀의 목소리를 향후 프로젝트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20일 오후 집계 기준 더 샷라인을 통해 의원들에게 전달된 메시지 수는 약 7만건에 이른다. 올리버는 의원들에게 일반 전화로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AI로 생성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일각에선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법적·윤리적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로버트 월 콩코르디아대 위스콘신의 컴퓨터 공학부 부교수는 총기 규제 촉구를 위해 희생자의 AI 목소리를 이용하는 것과 관련, “AI의 올바른 사용과 의심스러운 것 사이의 경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직계가족만 괜찮다면 목소리를 재연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부연했다.

올리버는 AI 생성 목소리에 대한 일부 비판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실제 총기 난사 희생자 부모 중 일부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꺼리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피해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할 때는 불편함을 느끼지만, 아이들이 퍼레이드나 학교에서 총에 맞아도 괜찮다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총기 규제 강화를 강조했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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