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은 내분비외과 이진욱 교수와 이선민 교수가 최근 ‘SPRA-TA’라는 세계 최초의 갑상선암 수술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20일 밝혔다. 측경부까지 전이된 모든 종류의 갑상선암에 대해 과거보다 안전하고 더욱 최소 침습적인 수술방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PRA-TA는 단일공 로봇인 다빈치 SP로 유륜과 겨드랑이 접근법을 이용해 갑상선 전절제 및 좌측 측경부 림프절 절제를 한 수술이다.
30대 초반의 여성 환자 A씨는 갑상선 항진증(그레이브스병)으로 과거 2년 이상 약물치료 병력이 있었다. 최근 갑상선 좌엽에 2.4㎝ 크기의 갑상선 유두암이 발견됐고 좌측 측경부(경동맥과 경정맥 옆쪽) 림프절에 전이된 것으로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의료진과의 상담 과정에서 흉터가 최대한 덜 남는 수술을 원했다. 일반적인 절개 수술로는 목 앞쪽에 최소 15㎝가량의 큰 절개를 해야 했고 켈로이드 체질(상처 부위가 크게 부풀어오르는 피부 성향)이어서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인하대병원 의료진은 환자와 상의한 끝에 SPRA-TA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존의 BABA 수술과 TA 수술의 단점들을 상쇄시킨 수술이다. BABA 수술은 피부 박리 범위가 크고 쇄골 쪽의 림프절 접근이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TA 수술은 수술 시 갑상선 주변 근육을 들어올리는 견인기를 사용하면서 통증이나 수술 후 유착 등의 문제가 있다.
이진욱 교수는 다빈치 SP를 이용해 한쪽 유륜으로 3㎝ 절개를 하고 갑상선을 제거하는 SPRA 수술을 통해 갑상선 양쪽 모두를 안전하게 제거했다. 이후 이선민 교수가 기존 TA 방법을 변형해 견인기를 쓰지 않는 단일공 로봇 수술 방법으로 겨드랑이 3㎝가량만 절개해 좌측 측경부 림프절을 완벽하게 제거했다.
A씨는 수술 뒤 빠르게 회복해 3일 만에 퇴원했다. 현재는 목소리가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을 뿐 아니라 부갑상선 저하증 등의 합병증도 겪지 않고 있다.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겉으로 보이는 흉터가 없어 환자 만족도가 큰 상태다. 갑상선암 수술 환자들이 흉터 때문에 위축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진욱 교수는 “이제는 측경부 림프절 전이가 있는 진행성 갑상선암 환자에서도 보다 안전하고 최소 침습적이며 미용적으로도 우수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며 “인하대병원은 지역의 갑상선암 환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환자의 상황에 맞는 가장 최적화된 수술 방법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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