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 작업이 본궤도에도 오르기 전에 파열음이 분출하고 있다. ‘하위 20%’ 통보를 받은 중진 의원이 탈당하고,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이 배제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실시 여부를 놓고 갈등이 계속되는 등 민주당이 격랑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현역 국회부의장인 민주당 김영주 의원(4선·서울 영등포갑)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민주당이 제게 의정활동 하위 20%를 통보했다”며 “이제 민주당을 떠나려고 한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김 부의장의 탈당은 ‘하위 20%’ 통보를 둘러싼 첫 탈당 사례다.
김 부의장은 점수 공개를 요구하며 “지금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당으로 전락했다”면서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저는 친명(친이재명)도 아니고, 반명(반이재명)도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잘되기를 바라지만 이재명을 지키지는 않겠다”고 주장했다.
김 부의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하위 20%’ 통보와 관련해 “오늘 오전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한테 직접 받았다”면서 “하위 10%는 아니고 20%에 해당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위 20%에 포함될 경우 경선 시 20% 감점되기 때문에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로 여겨져 추가 탈당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비명계 현역 의원을 제외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가 곳곳에서 시행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까지 홍영표·이인영·기동민·송갑석·설훈 의원 등의 지역구에서 이 같은 여론조사가 실시됐다는 논란이 확산됐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당 차원에서 진행된 조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시기에는 다양한 조사들이 행해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해당 여론조사들을 당에서 진행한 것인지, 다른 곳에서 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이름이 빠진 의원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홍 의원은 기자들에게 “당에서는 여론조사를 안 했다는데 그럼 누가 했는지, 어떤 비선조직에서 한 것인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여성 전략공천설’이 제기된 광주도 술렁였다. 공교롭게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을 제외하고 용혜인 의원을 넣은 여론조사가 실시되기도 했다. 송 의원은 통화에서 “여성은 명분일 뿐이고 본선경쟁력을 따져도 나를 날릴 수 없으니 전략으로 내리꽂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명 지도부가 비공식 회의를 통해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등을 논의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지도부는 “비공식 회의에서 공천 논의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대표는 비공식 실무회의를 지시한 바 없고, 실무회의가 열린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가 직접 불출마를 권유한 문학진 전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장막 뒤에서 특정집단과 특정인을 공천하려 벌이는 일련의 행태에 대해 즉각 시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영선 신용일기자 ys8584@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