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주에서 위성들을 파괴할 수 있는 우주 핵무기 개발을 시도 중이라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해당 무기는 막대한 에너지파를 생성해 상업 및 정부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다.
CNN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정보 당국자 세 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무기는 핵 전자기파(EMP)로 알려진 무기로, 핵폭발로 강력한 전자기 에너지 파동을 만들어 지구 궤도를 돌며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의 사용을 가능케 하는 위성들을 파괴할 수 있다.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지난 14일 하원 정보위원회가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튿날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지만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對)위성 역량과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해당 기술에 대해 아직 개발 중으로 지구 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몇 년간 EMP를 포함해 위성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개발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왔다. 그러던 중 최근 몇 달 사이 러시아의 핵무기를 활용한 위성 공격 무기 보고가 잇따랐고 러시아가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러한 무기가 높은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항법시스템(GPS)과 핵 지휘·통제 위성에까지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해당 위성들은 핵 폭발을 방어할 수 있게 설계됐지만 미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한 관리는 “EMP에 얼마나 가까운지, 폭발 규모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오래됐는지에 따라 (해당 위성들이) 취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무기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이용하고 있는 스페이스X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인도를 지렛대로 러시아를 압박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6~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중국과 인도 외교부 수장을 만나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와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무기로 중국과 인도의 위성 역시 파괴될 수 있는 만큼 중국과 인도가 나서서 러시아의 움직임을 제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커비 보좌관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일련의 초기 조치를 지시했다”며 “러시아, 미 동맹국, 이해관계가 달린 다른 국가와의 외교 접촉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핵 EMP를 우주에 배치할 경우 ‘우주 조약’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서명해 1967년 발효된 우주 조약은 우주에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배치를 금지하고 평화적 용도로만 우주를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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