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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도전” 이재용, 명절 경영 키워드는 ‘말련·배터리’

1심 무죄 선고 후 첫 공개 행보
이재용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 말아야”

이재용(앞줄 왼쪽)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 회장의 말레이시아 출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가 내려진 뒤 처음 공개된 일정이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설 연휴에 말레이시아 스름반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설이나 추석 때마다 글로벌 현장을 순회하는 이른바 ‘명절 경영’은 이 회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삼성을 본격적으로 이끈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꼬박 10년을 채웠다. 특히 이번 출장은 지난 5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 합병·회계 부정’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첫 공개 행보다.

12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9일 헬기를 타고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배터리 1·2공장 생산 및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현재 1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SDI는 1조7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2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완공 예정인 2공장에서는 ‘프라이맥스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1991년 세운 스름반 공장은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으로 초기에는 브라운관을 만들다가 2012년부터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 위축으로 인한 배터리 업황 침체 상황을 인지한 듯, 이 회장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면서 공격적인 경영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10일에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의 동향을 살폈다.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 기업 센헹이 2022년 함께 만든 동남아 최대 매장을 찾은 이 회장은 갤럭시 S24 등 전략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점검했다. 말레이시아는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국가로,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기지다. 말레이시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관계사가 대거 진출해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쿠알라룸푸르에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건축물 ‘메르데카118’을 완공했다.

이 회장은 명절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임직원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회장은 배터리 공장을 점검한 뒤 삼성SDI 주재원과 저녁 식사를 하며 설 선물을 전달하고 애로 사항을 들었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 관계사 주재원 20여명과 간담회를 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새해 덕담을 하고 모든 참석자와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난 11일 새벽 귀국한 이 회장은 이달 내로 유럽 출장길에 다시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회장의 강행군 행보에 일부 제동이 걸렸다. 검찰이 1심 판단에 불복해 지난 8일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재판정에 또 서야 하는 처지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면서 “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 관심사였던 이 회장의 등기 임원 복귀도 요원해졌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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