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설 앞두고 초조한 ‘승강기 수리기사’ 골라 사기친 20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이 지난 설 연휴 기간에 대비해 승강기 부품을 구매하려던 수리기사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20대 남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1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서울 종로경찰서와 영등포경찰서 등에 A씨(25)에 대한 고소장이 다수 접수됐다. 약 1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 대다수는 수리기사들로 알려졌다. A씨는 이들에게 승강기 부속 부품을 보내줄 것처럼 속이고 대금만 편취한 뒤 잠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금액은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승강기 부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업계 상황을 악용했다. 통상 수리기사들은 영화관 등 설 연휴 기간 사람들이 몰리는 복합 시설 내 승강기 고장에 대비해 1월부터 미리 부품을 구매한다. 연휴에는 문을 닫는 업체들이 많아 신속한 부품 수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수리기사들이 부품을 구하지 못해 고장 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다음 계약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외주업체가 기사 개인을 해고하는 식으로 문제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A씨는 이런 현실을 십분 악용했다. A씨는 인터넷 게시판에 부품을 구한다고 글을 올린 수리기사들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다. 승강기 수리 업무만 36년째인 50대 수리기사 B씨도 지난달 A씨에게 사기를 당했다. A씨는 B씨에게 승강기 인터폰의 필수 부품인 ‘컨트롤보드’ 등을 절반 가격에 팔겠다며 말을 걸었다. B씨는 A씨에게 부품값을 송금했지만 A씨는 잠적했다. B씨는 “업계 베테랑인 나도 설을 앞두고 급하게 구하려다 보니 사기 피해자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뿐 아니라 대구동부경찰서, 춘천경찰서 등 전국 경찰서에도 A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사건은 모두 경기 안산 단원경찰서로 이관된 상황이다.

A씨는 비슷한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A씨는 약 4200만원에 달하는 물품 대금을 편취한 혐의로 2021년 12월 대구지방법원에서 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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