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시절 저지른 범죄로 구치소에서 복역하며 다른 재소자들을 폭행·협박하고 약을 먹여 강제추행한 20대들에게 징역형이 추가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이승호 판사는 폭행과 공갈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서울구치소 재소자 A씨(21)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다른 재소자를 강제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 B씨(23)에게는 징역 3개월이 선고됐다.
2022년 미성년자였던 A씨는 특수강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서울구치소에 복역하던 중 함께 생활하는 재소자들을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영치금을 자신에게 송금하도록 협박한 혐의로 수감 도중 추가로 기소됐다.
A씨는 같은 해 5월 새롭게 입소한 재소자의 공소장을 보면서 “넌 성범죄자니까 괴롭힘당해도 된다”며 여러 차례 욕설하고 얼굴·목·가슴 등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7월에는 함께 끝말잇기 게임을 하던 재소자가 수돗물 먹기 벌칙을 거부하자 허벅지를 걷어차고, 또 ‘기절게임’을 하면서 기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머리를 2∼3회 때리기도 했다.
또 다른 재소자에게는 윷놀이에서 졌다는 이유로 영치금으로 250만원을 송금하라고 요구하면서 “죽여버리고 싶다” “소년수 중 내 영향력이 닿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겁을 줬다.
B씨는 A씨를 거들면서 폭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A씨가 폭행한 재소자에게 “제대로 좀 하자”며 얼굴 등을 때리고, 재소자가 말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입 부위에 양 손가락을 집어넣어 강제로 입을 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한 재소자가 마시던 우유에 조현병 치료용 알약을 넣어 정신을 잃게 한 뒤 강제추행을 한 혐의도 있다. 당시 B씨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준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이 판사는 “구치소에 함께 수용 중인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폭력을 행사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실형을 추가했다.
A씨는 특수강도죄로 징역 장기 6년·단기 4년을, B씨는 준강간죄로 징역 장기 4년·단기 2년6개월을 확정받은 상태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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