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이 숨진 2022년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화재 당시 오작동이 잦다는 이유로 화재경보기를 꺼놨던 방재 담당 직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3부(부장판사 김주영)는 8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관리사무소 방재 담당 근로자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관리사무소 직원 B씨와 C씨에게는 금고 1년과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소방시설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관리사무소 직원 2명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관리업체 2곳에는 벌금 3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A씨 등은 2022년 6월 27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숨졌을 때 화재경보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 등은 화재 발생 58시간 전부터 화재경보기를 꺼뒀으며, 그 전에도 자주 화재경보기를 꺼둔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사무소가 2022년 1월부터 7월까지 화재경보기를 끈 횟수는 202회에 달했다. 이 기간 화재경보기가 꺼져있던 시간을 비율로 따질 경우 78%에 해당한다.
A씨 등은 평소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해 주민 민원이 자주 발생한다는 이유로 화재경보기를 꺼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화재 당일 화재경보기를 켜놓았다면 피해자들이 빠르게 대피해 생존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A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반면 피고인들은 화재경보기를 꺼둔 것과 피해자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의 업무상 과실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피해자 사망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들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엄격한 증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인과관계 자체가 부정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의 한계를 현저히 초과하는 주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아파트 관리 현장에서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전형적인 인재”라며 “관리사무소 측의 화재 발생에 대한 경각심 자체가 미약했고, 화재경보기를 꺼둔 명백한 과실도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이러한 인재가 향후 반복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하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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