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 2019년 7월 광주 상무지구 K 나이트 클럽에서는 천장과 바닥 사이 복층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2명이 깔려 숨지고 34명이 다치는 등 3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인명사고가 났다.
부상자 32명 중에는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석했다가 때마침 나이트클럽에 놀러 온 미국 남자 수구팀 선수 8명이 포함돼 대회를 취재하던 외신기자 등의 이목이 쏠렸다.
당시 나이트클럽에는 적정 인원 100명을 3배 이상 넘긴 370여명이 뒤섞여 신나는 음악 속에서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고 있었다. 실내에 복층 구조물을 불법 설치해 더 많은 손님이 입장하도록 해 사고를 유발한 업주 등이 4년여 만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2부(김영아 부장판사)는 7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6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집행유예 판결을 유지했다.
A씨 등은 2016년 7∼9월 광주 치평동 한 클럽을 불법 증축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고 영업을 하다가 2019년 7월 27일 새벽 클럽에서 복층 구조물 붕괴 사고를 유발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참가 외국인 선수 등 32명이 다쳤다.
1심에서 공동 업주 A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700만원, B씨와 C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자금 관리책, 이전 업주 등도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안전관리자 2명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당시 조사결과 업주 2명은 2015년 7~9월 복층 13.3㎡를 증축했고, 이후 운영권을 넘겨받은 새 주인 등도 설계 도면이나 하중에 대한 건축구조 기준 검토도 없이 얇은 두께의 자재를 불완전하게 용접해 복층 16.82㎡를 추가 증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난 클럽은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이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이 클럽은 광주 서구가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를 시행하기 이전부터 이용객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허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조례 적용을 받아 합법화의 길이 열린 후에도 출입 가능 인원을 훨씬 넘긴 인원을 입장시켰고 부실한 복층에 과다한 인원이 올라가게 내버려 둬 사고 발생을 막지 못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차 증축 후 오랜 기간이 지나 2차 증축이 이뤄진 탓에 1차 증축이 사고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전관리자 역시 단순한 행정벌 대상으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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