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를 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동종 전과가 있고 누범 기간에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7일 상해치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8)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15일 오후 10시쯤 충남 태안군 소재 주거지에서 5년간 동거하던 여성 B씨(46)의 가슴을 차거나 내동댕이쳐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하는 등 10여분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그가 던진 휴대전화에 맞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쓰러진 동거녀를 방치한 채 주차장으로 내려가 자신의 차량에서 마약인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이후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5일 뒤 숨졌다.
검찰은 A씨 폭행이 B씨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고 그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동종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점과 누범기간에 범행한 점 등을 보면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상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상해치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망 진단서에 직접 사망원인은 ‘뇌부종’이고, 그 원인은 ‘자발성 뇌출혈’인 것으로 기재돼 있다”며 “이에 대해 담당 의사는 뇌출혈이 어느 시점에 발생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서도 ‘상해로 발생한 외상성 뇌출혈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며 “피고인의 상해 행위와 피해자의 뇌출혈이 직접적으로 관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찰과 A씨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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