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홍콩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후보 명단에만 이름을 올리고 출전하지 않았다. 이 일로 경기를 보기 위해 몰려든 축구팬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현지시간) 오후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간의 친선 경기에 메시가 출전하지 않고 끝까지 벤치를 지켜 현장 관중들의 항의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메시는 경기 당일 벤치에서 다리를 만지기만 하고 결국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에 관중들은 경기 막판부터 “환불”이라고 외치며 야유를 퍼부었다.
경기 후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 데이비드 베컴이 감사 인사를 위해 연단에 섰을 때도 관중은 야유했다.
일부 팬들은 경기장에 있는 메시가 등장한 광고판을 걷어차며 분노를 표출했다.
경기 후 X(옛 트위터)에는 한 축구팬이 축구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많이 뛴 구역을 진하게 표시하는 히트맵(Heat Map)을 이용한 그림을 올리기도 했다. ‘홍콩과의 경기에서 메시의 히트맵’이라고 게시된 그림에는 벤치 부근이 진하게 표시돼 있어 메시가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태도를 재치있게 지적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정부는 경기 당일 아침에도 메시가 주장으로서 경기를 뛸 것이라 얘기 들었고 관리들이 경기 직전 출전 명단에 메시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을 때조차 어떠한 계획 변경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주최 측 태틀러아시아는 성명에서 “해당 팀 의료진은 메시와 수아레즈가 출장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이는 우리를 포함해 모두에게 실망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행사를 위해 홍콩 정부는 거액의 보조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주요스포츠행사위원회(MSEC)는 성명을 통해 “주최 측에 1500만홍콩달러(약 25억7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했고, 경기장 사용 보조금으로 100만홍콩달러(약 1억7000만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메시의 결장과 관련해 축구 팬들을 비롯해 정부는 주최 측의 조치에 대해 극도로 실망했다”며 “당국은 메시가 출전하지 않음에 따라 지원금 삭감 가능성 등 계약 조항을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입법회 의원들도 주최 측이 팬들에게 티켓 가격의 절반을 환불해야 하고 정부 지원금도 일정 부분 토해내라고 주장한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티켓 판매 당시 주최 측이 메시가 결장하더라도 티켓 비용을 환불받을 수 없다고 공지해 이번 경기에 대한 환불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주최 측은 메시를 내세워 이번 경기를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 가격은 최대 4880만홍콩달러(약 84만원)로까지 판매되었으며 지난해 12월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매진됐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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