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가 4차례 바론(내셔 남작) 버프 스틸에 힘입어 DRX를 잡았다.
KT는 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3주 차 경기에서 DRX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KT는 4승2패(+4)를 기록,4위 자리를 수성했다.
KT 정글러인 ‘표식’ 홍창현이 모든 세트에서 내셔 남작 버프를 스틸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1세트에서는 비록 게임을 패배하긴 했으나 뽀삐로 한 차례 버프를 스틸해 팀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 그는 2세트에서도 상대가 내셔 남작 둥지에 배수의 진을 치자 버프를 빼앗고 팀원들과 함께 한타에 나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3세트에서는 홍창현(비에고)과 ‘비디디’ 곽보성(오리아나)이 한 차례씩 버프를 빼앗았다. 팽팽하던 경기도 이 두 번의 오브젝트 한타를 기점으로 KT 쪽으로 승기가 넘어갔다. KT는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상대의 숨통을 죄여 게임을 마무리했다.
세 번 모두 난도 높은 강타 싸움이었으나 홍창현이 간발의 차이로 상대보다 빠르거나 더 정교하게 강타를 써서 버프를 팀에 안겼다. 3세트 막판에는 복잡한 난전 상황이 이어진 가운데 두 정글러가 모두 전투에서 이탈했지만 곽보성이 집요하게 내셔 남작을 때려 버프를 쟁취했다.
DRX 신인 정글러 ‘스펀지’ 배영준은 이날 여러 번 탑 갱킹을 성공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자신의 강타 싸움 패배 때문에 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자 경기 종료 직후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기자실을 찾은 DRX 김목경 감독과 ‘라스칼’ 김광희는 배영준을 질책하기보다는 응원하고 감쌌다. 김 감독은 “바론 사냥의 선택이나 타이밍은 문제가 아니다. 신인이 많은 팀인데 좋은 시도를 한 것”이라면서 “배영준의 플레이를 지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조금 더 섬세하고 침착했다면 바론을 먹을 수도 있었다.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강타 싸움은 어떤 상황에서도 5대5다. 오늘은 KT가 운이 더 조금 더 좋았다. 다음엔 더 단단한 상황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희 역시 “오늘 가장 잘한 선수가 배영준”이라며 “바론 상황이 아쉬워서 눈물을 흘리는 걸 옆에서 지켜보니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3세트 바론 트라이는 나나 ‘테디’ 박진성이 아닌 신인 선수들이 설계한 것”이라면서 “다시 봐도 완벽한 시도였다. 우리가 마크를 잘했으면 깔끔했을 것이다. 배영준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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