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약 6000t의 생활폐기물이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도권매립지에서 3000만원에 가까운 현금 뭉치가 발견됐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1일 오전 8시쯤 인천시 서구 매립지 내 3-1 매립장 D블록 하역 검사장에서 5만원권 다섯묶음(총 500장)과 훼손된 5만원권 지폐 등 모두 2900만원의 현금 다발이 들어있는 검은 봉지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금 다발은 생활폐기물 차가 쓰레기를 쏟아내는 하역 검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통상 매립지에선 폐기물 차량이 쓰레기를 하역하면 매립지 처리가 금지된 의료폐기물, 지정폐기물, 가연성폐기물 등을 육안으로 걸러내는 작업이 이어진다. 이날은 차량 유도원이 현장 불도저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흩어진 돈다발과 훼손된 지폐를 발견했다고 한다.
전체 부지면적만 여의도 면적(290만㎡)에 5.5배에 달하는 쓰레기매립지(1600만㎡)에서 현금 다발이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018년 9월부터 매립이 시작된 ‘제3매립장’(103만㎡)에는 매일 생활폐기물 차량 300대가 드나든다고 한다. 차량 한대가 쏟아내는 쓰레기양만 20t으로, 하루 일일 매립량이 6000t가량으로 추산된다.
발견 즉시 현장을 감독하는 주민 검사관과 공사 직원이 관련 규정에 따라 경찰에 신고했다. 다행히 이체내역서, 청약종합저축 예금확인서 등이 함께 발견돼 경찰이 현금 주인의 신원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돈 다발의 주인은 경기도 시흥에 주거지를 둔 50대 여성 A씨로 확인됐다. 다만 A씨는 2021년 7월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유족이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버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반입검사부장은 1일 국민일보에 “현장이 굉장히 넓은 데다 통상 20t 차량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번처럼 육안으로 발견하긴 어렵다”며 “주인을 찾아 다행이다. 유사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규정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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