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가 일본의 벽을 넘었다. 이로써 두 회사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미국과 유럽연합(EU)만 남겨두게 됐다.
대한항공은 일본 공정취인위원회(JFTC)가 31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경쟁당국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가 결합할 경우 한·일 일부 노선 점유율이 높아져 경쟁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결합 대상 LCC들은 운항이 겹치는 한·일 여객 노선 12개 중 7개 노선은 국내 LCC 등 다른 항공사들이 요청할 경우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일부 넘기기로 했다.
또 서울(인천·김포)발 4개 노선(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 부산발 3개 노선(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에 항공사 요청이 있을 경우에도 슬롯을 일부 넘기기로 했다. 반면 경쟁 우려가 없다고 판단된 서울·부산~도쿄, 서울·부산~오키나와, 부산~나고야 노선은 양도 대상에서 뺐다.
일본 경쟁당국은 화물노선에 대해서도 경쟁제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을 매각키로 하면서 일본발 한국행 일부 노선의 화물 공급 사용계약 체결(BSA) 외에 별다른 시정조치는 요구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첨예한 사안이 걸린 일본 경쟁당국에서도 양사의 결합을 승인했다”며 “일본의 승인이 미국과 EU 승인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14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해 이날까지 튀르키예,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12개국의 심사를 마쳤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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