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른 근거 없이 의붓아들이 이복동생의 밥에 독을 탔다고 의심해 흉기를 휘두른 30대 필리핀인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송석봉)는 26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필리핀 국적 A씨(39)의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며 A씨 측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4일 낮 12시35분쯤 충남 공주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B씨(22)와 식사를 하던 중 부엌을 등진 채 밥을 먹던 B씨의 등을 과도로 찌르고, 도망치는 B씨를 쫓아가 가슴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는 아무런 근거 없이 이복동생이 먹는 음식에 B씨가 독을 탔다고 생각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겁만 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살인죄는 사람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범죄며 의붓아들인 피해자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이 범행으로 피해자는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으며 음식에 독이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이성을 잃고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 후 스스로 배우자에게 전화해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한 점 등 유리한 정상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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