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영화관이 다른 층의 이용객들로 인해 발생한 화장실 관리 비용을 건물주로부터 일부 돌려받게 됐다. 그러나 반환금이 청구 금액의 5%에 불과한 데다 소송비용도 부담해야 하는 처지라 이겨도 이긴 게 아니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7민사부(재판장 이상원)는 CJ CGV가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건물 신탁사인 농협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반환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 CGV가 농협에 요구한 6억2000만원 중 3075만원을 지급하라는 판단이다.
앞서 CGV는 농협 측이 신탁(소유권을 이전받아 건물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맡은 청주시 상당구의 지하 1층·지상 5층짜리 건물 일부를 2016년부터 임차해 사용해 왔다. 그러다 2022년 2월 농협 측이 관리비 정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관리비 산정에 2층 화장실 휴지 등 소모품 비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 건물에는 1층에 화장실이 없는 구조 탓에 은행 직원과 손님 등은 CGV가 관리하는 2층 화장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를 감안해 CGV는 공용 관리비에서 일정 비용을 공제받기로 했는데, 농협 측이 임의로 불리한 계산 방식을 적용해 돈을 덜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CGV가 농협 측에 요구한 금액은 ‘수도광열비’ ‘교통유발부담금’ ‘건물보험료’ ‘수선유지비 등을 포함한 6억2000만원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농협 측에 화장실 이용에 관한 부분만 돌려주면 된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관리비는 임대차 계약에 따라 정상 납부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2016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화장실 소모품 비용이 매달 적게는 10여만원, 많게는 50여만원 등 모두 3075만원에 달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5억9000만원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며 “소송비용 중 95%는 원고(CGV)가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