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연애하며 결혼까지 약속했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으며 그에게 수천만원의 금전 피해도 입었다는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5일 온라인상 이목이 쏠린 30대 여성 A씨의 사연은 지난 23일 JTBC ‘사건반장’에서 소개됐다. 방송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2016년부터 교제해 왔고 지난해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A씨는 본인 명의로 대출을 받아 B씨와 함께 살 전셋집을 마련했고 B씨가 출퇴근에 사용할 차량도 계약했다.
그런데 신혼 가전을 보러 가기로 약속한 날 B씨와의 연락이 두절됐다. A씨가 전화를 몇 통 걸자 문자가 왔는데 ‘주임님, B씨 지금 자고 있는데 연락드리라고 할까요?’라는 내용이었다. 문자를 대신 보낸 여성 C씨는 B씨와 1년 사귄 사이였다. C씨는 B씨의 휴대전화에 A씨가 ‘○○○ 주임’이라고 저장돼 있는 걸 보고 그렇게 문자했다고 전했다.
당황한 A씨는 B씨, C씨와 삼자대면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B씨가 자녀 2명을 둔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B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C씨는 B씨가 자신에게 “아내와 곧 이혼할 거다” “이혼하면 같이 살자” “내년에 결혼하자”고 말해 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사실을 곧장 자신의 부모에게 알렸다. 그러자 B씨는 A씨 부모에게 “교제하던 전 여자친구로부터 아이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고 혼인신고만 하고 아이를 낳았다”며 “곧 이혼하고 (A씨와) 결혼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A씨에게는 “너에겐 정말 진심이었다. 중간에 만났던 여자들은 필요에 의해 만난 거였다.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변명을 해댔다.
B씨를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된 A씨는 B씨와 동업한다던 사업가를 수소문해 연락을 취했다. A씨는 그로부터 “동업하는 게 아니라 (B씨는) 제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B씨에게 돈을 빌려준 피해 여성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피해자가) 못해도 스무 명은 넘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알고 보니 B씨는 데이팅 앱을 통해 나이와 출신, 직장 등을 속여가며 여성들을 만나 돈을 갈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는 대기업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현재는 퇴사한 상황”이라며 “상습범이라서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또 다른 여성들에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A씨는 “어디서도 저 낯짝으로 여자들을 이용하지 못하게 부탁드린다”고 매체에 호소했다. 그는 B씨로부터 3000만원 이상을 갈취당했다며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패널로 출연한 박성문 변호사는 “민사뿐 아니라 형사 고소를 하셔야 한다. 사업자금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행위는 명백한 사기”라며 “이런 사람이 처벌을 안 받으면 되겠나”라고 조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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