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67년 이뤄진 ‘알래스카 매각’을 불법으로 규정했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되찾을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23일(현지시간) 미 매체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전날 기자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 매각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명령에 서명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푸틴이 알래스카 매각이 불법이라는 뭔가에 서명했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파텔 부대변인은 “미 정부에 있는 모두를 대신해 말하자면, 푸틴이 알래스카를 돌려받을 일은 확실히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취재진 사이에서는 실소가 나왔다.
앞서 지난주 일부 외신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옛 러시아와 소련의 부동산을 찾아내고 관련 권리 등록과 법적 보호 조치를 취할 것을 대통령실과 외교부에 지시하는 명령에 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명령의 표현이 모호한 탓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토와 부동산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소식을 접한 러시아 보수 민족주의자들은 한때 러시아가 지배했던 알래스카와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지의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 지지자들은 러시아가 알래스카 영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음을 시사해 왔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엑스(X·구 트위터)에서 “우리는 언젠가는 알래스카를 돌려받기를 기다려왔다. 이제 전쟁은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푸틴 대통령이 이 명령을 통해 알래스카 매각을 불법으로 규정했다는 부정확한 주장이 소셜미디어의 친(親)우크라이나 네티즌 등을 통해 온라인에 확산했다”고 전했다.
푸틴 지지자들이 언급한 ‘알래스카 매각’은 1867년 미국과 러시아 사이 이뤄진 협정이다. 당시 미국은 알래스카를 구매하라는 러시아의 제안에 응해 단돈 720만달러에 172만㎢ 상당의 알래스카 영토를 구매했다. 1에이커당 2센트 정도에 계약이 이뤄졌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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