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 결과에 불만을 품고 톱과 망치를 들고 지구대를 찾아가 난동을 부리던 남성이 ‘무술 합계 14단’의 유단자 경찰에게 맨손으로 제압당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대전중부경찰서는 최근 특수공무집행방해와 폭행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2시16분쯤 술에 취해 톱과 망치 등의 흉기를 들고 대전 중구 서대전지구대를 찾아가 경찰관들을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그 몇 시간 전 택시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싸움을 말리는 뒷좌석 손님을 때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한 상태였다.
그는 조사 결과에 불만을 품고 흉기를 소지한 채 다시 지구대로 찾아갔다. 이어 “OO(피해자) 불러오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흉기를 휘두르면서 경찰관들을 위협했다.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자신의 목에 흉기를 갖다 댄 채 협박을 이어갔다. 이에 경찰관 3명은 흥분한 A씨에게 말을 걸며 시선을 분산시켰으며, 그 사이 박건규 경장이 방검 장갑을 끼고 A씨 뒤쪽으로 조용히 접근했다.
A씨가 목에 갖다 댄 칼날은 뒤에서 접근하는 박 경장을 향해 있었다. 그럼에도 박 경장은 망설임 없이 순식간에 A씨를 움직이지 못하게 꽉 끌어안아 넘어뜨리며 제압했다. 이후 동료 경찰관 3명이 함께 달려들어 흉기를 빼앗았다.
박 경장은 “술에 취해 지구대에 찾아와 난동을 부리면 그 사실만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경찰은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경장은 킥복싱, 격투기, 합기도, 주짓수 등 도합 14단을 보유한 유단자로 알려졌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