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팀 알나스르가 소속 선수이자 세계적 스타인 호날두의 부상을 이유로 중국 방문 친선전을 하루 앞두고 예정된 경기를 취소했다. 중국 팬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호날두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 사과했다.
알나스르는 23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내고 “구단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24일, 28일 (중국 선전에서) 치를 예정이던 두 경기가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받는 중국 축구 팬, 특히 호날두 팬들의 성원과 사우디와 중국의 끈끈한 관계를 고려해 계획대로 선전에 훈련 캠프를 마련할 것”이라며 “주최 측과 (친선전) 일정을 최대한 빨리 새로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들은 경기 취소가 호날두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날두는 이날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게 오늘은 슬픈 날”이라며 “중국 팬들, 특히 선전에 온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축구를 하다 보면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고 사과했다.
그는 “22년을 축구 선수로 뛰었다. 그간 부상이 많지는 않았는데, 매우 슬프다”며 “중국인들이 보여준 환대와 이곳의 문화 덕에 항상 중국이 제2의 고향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경기를 연기했을 뿐”이라며 경기가 취소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ESPN 등 외신에 따르면 알나스르의 경기 연기 발표가 나오자 성난 일부 중국 팬들은 구단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난입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경기 주최 측은 중국 팬들에게 입장권 및 항공료, 숙박비 등 비용을 전액 환불하기로 약속했다.
앞서 2019년 7월 당시 이탈리아 축구단 유벤투스 소속이던 호날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 내한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90분 경기 시간 내내 그라운드를 한 번도 밟지 않아 국내 팬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주최·주관사와의 계약 조건에 ‘호날두가 최소 45분 이상을 뛰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뛰지 않았으며, 국내 팬들에게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에 일부 팬들은 호날두와 날강도의 합성어인 ‘날강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호날두의 처신을 비판했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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