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약 환자가 하루가 멀다하고 급증하는 ‘마약 팬데믹’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고 교계를 예방 운동의 본산으로 삼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22일 한국청소년마약예방운동본부(한청본·심하보 이사장)가 서울시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를 받고 서울 은평제일교회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심하보 이사장은 지난해 42년 동안의 목회를 마무리하고 청소년 마약 예방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출정식이 그 첫걸음이다.
지난해 10대와 20대 마약 중독 환자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해 전체 마약 중독자의 약 34%를 차지했다. 한청본은 사회 문제로 대두한 청소년 마약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심 이사장은 “마약은 한번도 안 한 사람은 많지만 한번만 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사후 치유에 집중하는 경향성이 있었는데 이는 이미 마약의 늪에 노출된 후이고 치료 비용이 대거 소요되는 등 부작용이 많다”며 “청소년들에게 이른바 ‘언어 백신’을 사전에 처방해 마약은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할 악의 근원이라는 걸 깨우치고자 한청본이 출범했다”고 강조했다.
한청본은 다양한 방식으로 마약 예방 활동을 펼친다. 우선 온·오프라인에서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학교 현장에 파견할 수 있는 역량있는 전문강사와 상담사 등 인력도 양성한다. 이들은 실제 피해자들을 내세워 마약이 끼치는 위험성을 교육한다. 예방 활동에는 청소년들의 동참도 독려한다. 교내에 예방 동아리반을 구성해 활동을 지원하고 청소년들이 자체적으로 마약 특별 감시단도 만들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교계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가까운 지역에 있는 교계들이 힘을 합쳐 마약 예방 운동의 본산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활동 자문을 담당할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서로 연결된 교계에 있는 상담사와 의사들이 상담하고 교육하고 또한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을 물리적으로나 말씀으로 치유하는 것 등이 공동체적으로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적어도 100개 교회가 이런 활동에 참여한다면 마약 펜데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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