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고채 금리가 올해 들어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다. 다음 달 만기를 앞둔 회사채가 24조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시장의 수급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22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9% 포인트 내린 연 3.278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년물 금리가 연 3.154% 수준이었던 데 비해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 19일에는 3.3%대를 넘기기도 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각각 연 3.156%에서 연 3.318%, 연 3.183%에서 연 3.372%로 올랐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탄탄한 경제지표에 미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가능성은 49%로 낮아졌고, 동결할 가능성은 51%로 상승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3분기에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에 근접하고 있다는 생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음 달 회사채 만기 도래 물량은 24조4200억원(공사채·은행채·일반 회사채·카드채·캐피탈채 포함)에 달한다. 지난해 채권 시장 약세로 발행을 미룬 회사채 물량이 더해지면 시장에서 소화해야 하는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말까지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상당수 발행사는 연초로 발행 시기를 미뤘다”며 “수급 부담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쉽사리 회사채 매입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회사채 물량이 대규모로 공급되면 시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회사채 투자 수요가 늘고 있어 수급 부담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최근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 SK실트론 등 회사채들의 수요예측에 뭉칫돈이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자 회사채 발행 규모를 당초보다 2000억원 늘렸다.
한국은행은 ‘2024년 회사채 만기도래 현황 및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우호적 시장 여건과 양호한 투자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는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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