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살인예고 글을 올리는 등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위협 범죄와 관련해 지난해 총 32명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서울 관악구 신림역과 경기도 분당 등지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살인사건 후 검찰이 살인예고 등 다중위협 행위에 대해 엄벌 기조를 이어간 영향이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8~12월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협박 등 혐의로 송치된 189명 중 3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대부분 신림역, 제주공항, 인천 부평 로데오 거리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무차별 칼부림 범행을 예고한 이들이다.
검찰은 실제 살인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있고, 흉기를 준비하는 등 물리적 실행 행위가 있는 경우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했다. 또 게시글로 경찰관 등이 동원돼 일반 치안 활동에 지장을 초래했다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사람의 생명, 신체에 대한 구체적인 위협 행위가 있다면 협박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이 이 같은 범죄들에 강력히 대응한 결과 살인예고 등 혐의로 검찰 송치된 인원은 지난해 8월 52명에서 12월 15명까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검찰의 구속 인원도 16명에서 1명으로 줄어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 ‘서울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과 함께 회칼 사진을 올린 A씨, ‘공항에 폭탄을 설치해놨다. 나오는 사람들을 다 찔러 죽이겠다’고 예고해 인천·김포·제주·김해·대구공항에 경찰관과 기동대 등 571명이 긴급 배치되는 소동을 일으킨 B씨, 흉기 난동 관련 뉴스 동영상에 ‘놀이동산에서 일가족 대상으로 칼부림하겠다’는 내용의 댓글을 수차례 작성한 C씨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모두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다.
대검은 향후 공중협박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새로 포함된 형법 개정안의 입법을 위해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은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한다고 위협하거나 그럴 것처럼 가장해 공중을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8월 발의돼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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