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기인’ 김기인이 2개의 깜짝 픽으로 팀에 2승째를 안겼다.
젠지는 2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농심 레드포스를 2대 0으로 꺾었다. 가장 먼저 2승(1패 +3)째를 기록한 이들은 순위표 최상단으로 점프했다.
젠지는 이날 탑에서 예상 외의 챔피언을 연이어 골랐다. 젠지 탑라이너인 ‘기인’ 김기인은 1세트에서 다리우스를 선택, ‘든든’ 박근우(우디르)를 라인전에서 압도했다. ‘캐니언’ 김건부(세주아니)의 빠른 갱킹에 힘입어 탄력을 받은 그는 상대 라이너와 수천 이상의 골드 격차를 벌렸다.
농심은 정반대로 바텀에 투자하는 전략을 짜왔다. ‘실비’ 이승복이 트런들로 ‘지우’ 정지우(루시안)의 성장을 도왔다. 하지만 탑에서 젠지가 벌린 성장 격차를 극복하기엔 힘이 부쳤다. 막판 한타에서 정지우가 연거푸 쓰러지면서 농심의 희망도 사라졌다.
2세트에서 김기인은 올라프를 꺼내 들었다. 앞선 세트와 마찬가지로 김건부(렐)의 도움을 받아 박근우(우디르)를 잡아낸 뒤 자연스럽게 라인전 스노우볼을 굴렸다. 평소 상대해보지 않은 챔피언을 두 번 연속으로 마주한 박근우의 표정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농심 허영철 감독은 “1세트에선 물론 3레벨 갱킹에 당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5~7레벨에 탑 라인 프리징을 당한 것을 풀 수 없었다. ‘실비’ 이승복이 바텀과 미드에 턴을 쓰고 성과를 냈지만 탑을 풀어줄 수단이 없었다. 생각 이상으로 (스노우볼이) 많이 굴러갔다”고 복기했다.
이어 “2세트에서 나온 올라프는 스크림에서 몇 번 상대해봤는데 ‘나쁘지 않다. 버틸 만하다’고 생각했다. 다리우스는 오늘 처음 봤다”면서 “박근우가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단단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인은 “열심히 ‘각’을 잡고 준비한 건 아니다. 다른 챔피언들을 연구하던 중 다리우스가 괜찮은 것 같았다. 예전부터 즐겨 쓰고 좋아했던 챔피언이어서 바로 꺼낼 수 있었다. 올라프도 비슷하게 연구하다 보니 쓸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챔피언들은 선수들도 접해본 기회가 적고, 숙련도가 낮아서 꺼내는 걸 꺼리는 분위기다. 대회에서는 안정된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자주 안 나온다”면서도 “요새 우디르가 초반 강점 덕분에 자주 나온다. 우디르를 카운터 치는 챔피언들을 선수들이 준비해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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