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여러 장의 일부를 찢은 뒤 새 지폐로 교환하고, 찢어낸 조각들을 이어붙여 하나의 위조지폐를 만들어 사용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권성수)는 지난 12일 통화위조,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5)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5만원권 5장을 손으로 찢어 신권으로 교환했고, 지폐 조각들을 테이프로 이어붙여 5만원권 지폐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중앙은행에서 발행되지 않고 서로 다른 조각을 임의로 이어붙인 지폐는 위조에 해당한다.
5만원권의 경우 한 장당 20%를 넘지 않는 부분이 훼손됐을 경우에만 은행과 금융기관을 통해 신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A씨는 이 점을 악용했다.
A씨는 위조한 지폐로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김밥 한 줄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가 거주하던 고시원에서는 훼손된 5만원권이 100장 이상 발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타인의 지시에 따라 훼손되지 않은 5만원권 100장을 조각난 5만원권 200장으로 교환한 뒤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훼손된 5만원권dmf 인테리어용으로 알고 있었고, 자신이 사용한 5만원권이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도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훼손되지 않은 정상적인 5만원권과 조각한 지폐를 서로 교환한다거나 조각을 내 인터리어용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은 그 자체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A씨가 언급한 ‘타인의 지시’ 역시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버스카드 내역을 통해 확인되는 승하차 일시 및 장소나 이동경로가 (A씨가 주장하는) 타인과의 만남 일시 및 장소 등과 일치하지 않아 믿기 어렵다”며 “A씨는 연락처조차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어 이들은 A씨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거나 이 사건 공범으로 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2020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5만원권 55장을 위조해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그는 제3의 인물이 통화를 위조했다고 주장하다가 그가 가상의 인물이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재판부는 “통화위조 및 위조통화행사 범행은 통화에 대한 공공의 신용과 화폐의 유통에 대한 거래 안전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로서 그 위험성이 크다”며 “A씨가 동종 또는 유사 범죄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범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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