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윤석열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간 강성희 진보당 의원(전북 전주을)을 두고 “자꾸 사건을 만들려고 하는 운동권 버릇”이라며 비판했다.
진 교수는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대통령의) 손을 놔주지 않고 당기는 건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그런 건 해선 안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상만 가지고는 상황 파악이 잘 안 된다. (다만) 대통령 경호처에서는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최근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도 있었잖나. 대통령 경호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며 “강성희 의원은 운동권도 아니고 행사장 와서 뭐 하는 거냐. 그런 것 좀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옛날에 대통령에게 첼리스트가 연주하러 갔는데 경호원이 ‘활질을 할 때 급격한 동작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일화도 있다. 대통령 경호는 그 정도로 엄중한 것”이라며 “만약 대통령 경호실의 입장이 맞다면 저래도 된다고 본다. 다만 정말 그런 상황이었다면”이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자꾸 사건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운동권 버릇이다. (강 의원이) 의도적으로 한 것”이라며 “일반 행사장에서도 소리치면 끌려 나간다. (그런데) 계속 소리 지르고. 국회의원이 그거 하는 사람이냐. 좀 점잖게 의사 표현을 해야지”고 꼬집었다.
이어 “더군다나 거기가 그런 의사를 표현하는 자리가 아니잖나. 특별자치도 출범을 축하하는 자리인데 거기서 그런 논쟁을 할 자리도 아니었다”면서 “그런 식으로 도발하고 시비 걸고 정치 문제화하고 이런 것 안 했으면 좋겠다. 지친다”고 했다.
앞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강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외치자 대통령 경호원들이 그를 제지하면서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몇 차례 고성을 질렀고, 경호원들에 의해 입이 막힌 채 끌려 나가면서도 “이게 대한민국이냐”라고 소리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입장해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상황이었고 강 의원이 악수했을 때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며 강 의원이 잡은 손을 본인 쪽으로 당기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경호상 위해 행위라고 판단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강 의원을 퇴장 조치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서 상황을 가까이 지켜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의도된 행패”였다며 “강성희 의원은 자신이 제지당한 것을 악용하려 하지 말고, 본인이 대통령에게 행한 무례하고 비상식적 행동에 대해 사과부터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충격적인 일이다.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말 한마디가 대통령 심기에 그렇게 거슬리게 들렸나. 이제 무서워서 누가 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경호처가 국민의 목소리를 전한 국회의원을 범죄자 취급하듯 끌고 나간 것에 유감을 표하며 경호처장의 파면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도 “과거 독재 정권에서도 대낮에 국민의 대표를 이렇게 막 대하는 경우는 없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 입을 틀어막은 것과 같다”면서 “대통령이 아닌 황제로 군림하고 있고, 윤석열 정권의 통치가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준 대국민 폭력 사태다. 윤 대통령의 정중한 사과가 있어야 하며 경호실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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