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정에서 상대방을 향해 빈정거리는 태도를 보이다 판사로부터 퇴장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손을 들며 “난 그러면 좋지”라고 응수했다.
17일(현지시간) CNN 보도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런 명예훼손 혐의 민사소송에 출석했다. 양측 모두가 참석한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칼럼리스트 E. 진 캐럴의 원고 증언이 진행됐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럴의 증언을 들으며 계속해서 불평을 늘어놨다. 그는 캐럴의 말이 거짓이라는 듯 연신 고개를 젓거나, 고의로 배심원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캐롤에게 불평했다.
이에 원고 측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의 진술 내용에 대해 “그건 거짓말”이라고 말하거나, “이제야 기억이 돌아왔나보네”라는 식으로 빈정거린다며 판사에게 주의를 줄 것을 요청했다.
캐플런 판사는 “변호인과 협의할 때 배심원단이 듣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추도록 특별이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요청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재판부의 주문 후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캐플런 판사는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법정에서 퇴장당할 수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씨는 이곳에 있을 권리가 있지만, 재판 진행을 방해한다면 그 권리를 박탈당할 수 있다”며 “당신을 재판에서 배제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개를 흔들면서 두 손을 치켜들더니 “난 그러면 좋지”라고 받아쳤다.
그 말을 들은 판사는 “당신이 그걸 원한다는 것을 안다. 당신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다”라고 쏘아붙였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당신도 (통제) 못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응수하며 법정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었다.
캐럴은 이날 배심원단 앞 진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성폭행 피해 주장을 두고 26차례나 거짓이라고 말하는 바람에 자신의 명성과 삶이 산산조각 났으며 각종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럴은 199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1심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을 성추행하고 폭행했다는 주장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성폭행 범행의 증거는 캐럴 측이 제시하지 못했다고 배심원단은 판단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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