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산율이 가파르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0·30세대에게 저출산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환경 탓에 아이를 낳지 못할 뿐, 젊은 층이 무책임하거나 이기적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16일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서 ‘솔직히 저출산이 20·30세대 탓인가요’라는 제목의 A씨 글이 공유되고 있다.
A씨는 글에서 최근 저출산 기조에 대해 “20·30세대가 정치를 직접 했나. 40·50·60 기성세대들이 20·30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탓이 훨씬 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A씨는 “좋은 환경에는 물질적 환경뿐만이 아니라 문화적·정신적 환경도 포함된다”며 “20·30세대 탓이 전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머릿수에서 밀리는 20·30세대가 정책 결정권자를 결정할 힘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적었다.
그는 “아이가 태어나면 처음부터 무언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사회가 이상한 것을 두고 10대를 탓하지도 않는다”며 “그런데 우리 사회는 20·30세대를 향해 ‘일을 안 한다’ ‘눈이 높다’고 자꾸 비난한다. 서로 비교하는 문화를 만들고 학벌 열을 매겨 20·30세대를 바보로 만든 것이 대체 누구인가”라고 되물었다.
A씨는 “외국인과 최저임금 경쟁을 시키면서 반대로 일을 안 하고 놀아도 실업급여를 빵빵하게 주는 정책은 전부 40·50세대가 뽑아놓은 위정자들의 정치놀음 탓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했다.
A씨는 이어 “40·50세대는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만들어줬다고 하는데, 민주주의가 20·30세대에게 밥을 먹여줬나. 페미니즘 등을 창궐시켜서 남녀가 싸우게 만들고 지역감정·세대갈등 유발밖에 더한 게 있느냐”며 “정치고 집값이고 별로 관심 없다. 다만 직장에 취직해서 열심히, 성실히 일하고 가족 건강 챙기면서 내 집 마련이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 글에는 같은 20·30세대마저 비판적 의견을 내놨다. 한 네티즌은 “왜 계속 핑계를 대느냐.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 말고 낳아서 기르기 싫으면 당당하게 말해라”라고 비판했다.
“40·50세대는 처음부터 돈이 많았나. 자신이 이룬 것은 노력 덕으로 알고 남이 이룬 것은 운으로 생각하니 인생이 그 모양인 것” “자신부터 노력하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나. 시대가 바뀌었는데 계속 남 핑계만 대면 발전이 없을 것” 등 의견도 나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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