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정평이 난 패스 실력에 탁월한 골 결정력까지 선보이며 중원의 마법사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강인은 1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6골 3도움을 달성한 그는 클린스만호의 황태자로 우뚝 섰다. 경기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 역시 이강인의 몫이었다.
이강인은 바레인전의 구세주였다. 황인범(즈베즈다)의 선제골 이후 동점골을 내준 위기 상황에서 골문 구석을 정확히 노린 두 차례 왼발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했다. 답답한 공격의 활로도 열었다. 수시로 전방의 동료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대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탈압박 능력과 드리블 돌파로 순식간에 상대 수비를 벗겨냈다. ‘황금 왼발’을 앞세운 예리한 프리킥과 코너킥도 선보였다.
이강인의 활약은 해외 매체의 관심을 사기 충분했다. 스패인 아스는 “이강인이 마법을 부렸다.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왕”이라고 극찬했다. 왼발로 만든 그의 골 장면을 두고 “파리 생제르맹의 새로운 리오넬 메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강인이 1만5000여명의 관중을 매료시켰다”고 전했다. 미국 ESPN은 “이강인이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한국을 이끌 파트너로 떠올랐다”며 그의 활약상을 짚었다.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는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과제도 남겼다. 공격진이 왕성한 움직임으로 활약한 반면 수비진은 불안함을 노출했다. 상대 세트피스 때 여러 번 실점 위기를 맞았다. 역습을 막는 과정에선 상대의 스피드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채 위협적인 슈팅까지 연결되는 장면이 나왔다.
5명이 무더기로 옐로 카드(경고)를 받은 것도 고민거리다. 수비라인의 이기제(수원 삼성), 박용우(알아인), 김민재는 물론 공격 최전방을 책임지는 손흥민과 조규성까지 경고 1장씩을 받았다.
경고는 8강전까지 누적된다. 이들은 남은 조별리그 2경기와 16강·8강전 사이 경고를 추가로 받으면 그 다음 경기를 뛸 수 없다. 8강전에서 경고를 받으면 결승행을 좌우할 4강전에 나서지 못한다. 다만 8강전까지 경고 1장을 유지하면 4강전을 앞두고 소멸된다.
한국은 20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요르단은 말레이시아와의 1차전에서 4대 0으로 완승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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