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축구 선수 황의조(32·노리치시티)씨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황씨와 황씨 측 법무법인 변호사 1명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앞서 황씨 측은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통해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 “서로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상대 여성은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분”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상 공개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처벌법상 신상 공개를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면서 “현재 1차 조사를 진행한 상태”라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 12일 비공개 조사에 출석해 ‘피해자가 성관계 촬영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아 불법 촬영이 아니다’라는 기존 주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 법률대리인은 입장문을 내 “황의조 선수는 성관계 영상물 촬영은 두 사람의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과 심지어 여성 측에서 촬영을 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했다”며 “불법촬영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들을 제시하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이런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황의조는 그가 휴대전화를 잘 보이는 곳에 놓은 것을 두고 피해자가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것이 동의를 구한 것인가. 피해자는 상대방의 휴대전화 위치를 늘 예의주시하며 눈에 보이는 곳에 있으면 촬영임을 직감하고 대처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낳고,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남길 황의조의 거짓말이 교묘히 기사라는 이름으로 열거된 것을 보며 경악과 분노를 금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은 또 과거 영상 중 피해자가 촬영한 영상도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서도 황의조가 피해자 휴대전화를 일방적으로 사용해 촬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2일 황씨에 대해 추가 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며 “필요하면 추가 조사를 비공개로 한 번 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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